골프 중급

볼을 조작하는 재미

고프로 US 2009. 6. 18. 22:00

골프는 실수를 얼마나 적게 하고 그 실수를 어떻게 만회하느냐 하는 경기입니다. 따라서, 라운드를 하다 보면 실수가 있기 마련인데 내 뜻과 달리 나무나 장애물에 걸려 평소와 같이 직선타를 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한 타를 그냥 까먹고 레이업을 하자면 사실 무지하게 아깝지 않습니까? 물론 레이업도 하나의 중요한 샷입니다만... 그렇다고 레이업을 한다고 해서 다음 샷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는 확률도 높지 않을 테고. 그렇게 되면 잘해야 보기요 그렇지 않으면 더블보기가 쉽게 됩니다.  

 

 

그러나, 볼을 조금만 조작하여 레이업하는 것보다 더 멀리 볼을 보내 그린 근처에 떨어뜨리거나 운이 좋아 그린에 올라가면, 최소 보기에서 잘하면 버디까지 가능합니다. 피치샷이나 칲샷으로 홀에 붙일 확률이 아이언보다 훨씬 높으니 이왕이면 그린 주위로 가는 게 당연하죠. 이런 상황이 몇 번만 있어도 볼을 조작할 줄 아는 골퍼와 그렇지 않은 골퍼 간에는 스코어 차이가 크게 나게 됩니다. 그러니,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볼을 어느 정도는 조작할 수 있어야죠.

 

스코어를 떠나서, 볼을 조작하는 재미가 골프의 묘미이기도 합니다. 볼을 조작하지 못하고 그저 기본 샷 몇 가지밖에 할 줄 모른다면, 그 건 골프의 참맛을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아니라 고수가 되기 힘듭니다. 혹자는 실수해서 망가지느니 안 하는 게 낫다며 볼 조작도 못하면서 자칭 고수라고 떠드는 사람이 있는데, 어쩌다 재수 좋아 싱글 한 번 쳤다고 고수가 아닙니다. 

 

고수란 '어떤 분야나 집단에서 기술이나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골프에서는 안정된 플레이에 다양한 샷을 구사하면서 불리한 상황을 어느 정도 자유자재로 극복하며 안정된 로우 스코어를 냄으로써 어느 누구로부터라도 인정받는 골퍼가 진정한 고수지요. 전문가들에 의하면 싱글에도 10여 등급이 있다는데, 싱글도 아니면서 고수라면...

 

자전거로 치자면, 직진밖에 할 줄 몰라 커브나 장애물이 있으면 자전거를 세운 뒤 끌며 걸어서 도는데 고수? 투수가 커브나 슬라이더 없이 직구만 던져 승리할 수 있나요? 복싱선수가 잽밖에 사용할 줄 모른다면 상대 선수한테 늘씬 두들겨 맞겠죠. 테니스에서 발리도 못하고 포핸드 스트록 정도만 좀 하는 하수는 갖고 놀기에 싱거울 정도로 재미없습니다. 다행히, 골프가 자기 실력대로 혼자 즐기는 경기라 상대로부터 노리개 될 일은 없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샷을 즐기면서 실력을 키워나가 고수가 되는 그런 재미도 누려야죠.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성공을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샷에 대한 감각은 분명 보상이 되고도 남습니다. 정확하지 않더라도 신비한 맛과 쾌감도 느낄 수 있고요.  때론 실수할 수 있겠지만 평범한 샷에서 프로도 실수하는 게 골프입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골프를 알고 사랑하는 골프마니아요 고수요 프로인 겁니다.  

 

볼을 조작해야하는 흔히 필요한 샷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펀치 샷 혹은 녹다운 샷: 나무 밑을 통과하거나, 맞바람을 피해 충분한 비거리를 내기 위해 낮게 깔아 치는 샷

2. 하이 샷: 앞에 있는 나무를 넘기거나, 뒷바람을 이용해 비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높이 띄워 치는 샷

3. 페이드 샷: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혀 직선타를 칠 수 없는 상황에서 왼쪽에 공간이 있을 때 왼쪽으로 쳐서 오른쪽으로 휘어나가도록 돌려 치는 샷

4. 드로 샷: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혀 직선타를 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른쪽에 공간이 있을 때 오른쪽으로 쳐서 왼쪽으로 휘어나가도록 돌려 치는 샷

 

이런 샷들을 어느 정도 구사하게 되면 골프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라운드 중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많이 연습해 두세요. 연습도 재밌고 라운드할 때는 더 신나죠. 골프 치는 맛도 더 나고 스코어도 제법 줄일 수 있어 연습한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