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샷: 탈출
벙커는 라운드의 재미를 더 나게 해 주는 귀여운 장애물에 불과합니다. 그냥 평지보다는 물도 있고 바위도 있고 그런 곳이 경치도 좋고 다니는 맛도 있잖습니까? 골프 코스가 아름답고 라운드가 재밌는 것도 바로 이런 귀여운 장애물들 때문이지요. 그러니, 벙커도 즐겨야죠.
볼이 벙커에만 빠지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거나 긴장하는 건 건강에 안 좋습니다. 이제부터는 무조건 웃으세요. 알고 보면 벙커샷처럼 쉬운 게 없으니까요. 간단한 요령 몇 가지만 알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선, 탈출 자체가 안 되는 분들을 위해 탈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 탈출 장비: 샌드웨지
벙커에서는 무조건 샌드웨지를 사용하세요. 샌드웨지는 다른 클럽과 구조가 달라, 벙커에서 모래를 뜨기 쉽도록 바닥(솔) 부분이 두껍고 둥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모래 속으로 깊이 파고들지 말고 공 밑으로 미끄러지면서 모래를 뜰 수 있도록 설계한 거죠. 아이언은 끝이 뾰족해서 벙커에서 치면 모래로 파고 들어가 버려 모래를 떠 내지 못해 공을 떠 올리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벙커에서는 무조건 샌드웨지를 사용하세요.
▶ 탈출 준비: 열어라
아이언 치듯 클럽을 목표에 수직으로 맞추고 치면 공밑으로 미끄러지지 못하고 모래 속으로 박혀버립니다. 공을 띄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 뒤에 있는 모래를 쳐서 공 밑으로 미끄러져야만 하는데, 이렇게 미끄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클럽을 약간(약 15° 정도) 열어주는 게 좋습니다. 너무 많이 열면 모래 속으로 아예 들어가지 못하고 모래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공을 직접 때려버리니, 조금만 열어주도록 하세요.
※ 주의 사항: 클럽을 열고 나서 그립하도록 하세요. 그립한 상태에서 손만 돌려 클럽을 여는 건 임팩트 때 공에 직각으로 되돌아와 버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 탈출 방법: 모래를 쳐라
벙커 샷은 잔디에서의 샷과 달리 공을 직접 치는 게 아니라 공 뒤 모래를 칩니다. 이제 공 뒤 3-5cm를 치세요. 그러면 클럽이 모래로 공을 밀어 떠 올립니다. 벙커에서는 공을 보지 말고 공 뒤에 있는 작은 모래 하나를 겨냥하여 치세요. 다만, 찍어버리지 말고 삽으로 퍼 올리듯 피니쉬를 충분히 해 주셔야 합니다.
이 세 요령이면 벙커를 탈출하는 건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이제 탈출이 문제가 아니라 홀에 붙이고 싶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골프 고급「벙커샷: 거리 조절」편 참고. ★